HWPX 의무화 시행 이후에도 파싱이 깨지는 이유: OWPML 구조의 5가지 함정
이제 공공기관은 HWP 대신 HWPX를 씁니다 — 그런데 왜 여전히 파싱 에러가 날까
2026년 5월 18일부터 정부는 공공문서에서 구버전 HWP 첨부를 제한하고 개방형 포맷인 HWPX 사용을 사실상 의무화했습니다. "기계가 못 읽잖아"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조치로, 목적은 명확합니다 — AI가 공공 문서를 더 쉽게 읽고 처리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실제로 HWPX는 기존 HWP의 바이너리 레코드 구조와 다르게, ZIP 컨테이너 안에 XML 파일들이 들어있는 형태(OWPML, KS X 6101 국가표준)라서 "포맷상으로는" 훨씬 개방적입니다. 확장자를 .zip으로 바꿔서 압축을 풀어보면 사람이 읽을 수 있는 XML 구조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XML이라서 파싱하기 쉽다"와 "RAG 파이프라인에 넣을 수 있는 깨끗한 텍스트가 나온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저희가 다수의 공공·기업 HWPX 문서를 실제로 처리하면서 반복적으로 마주친 구조적 함정 5가지를 정리했습니다.
1. 본문이 여러 개의 section 파일로 쪼개져 있다
HWPX 문서는 하나의 본문 파일이 아니라 Contents/section0.xml, section1.xml처럼 구역(section) 단위로 나뉘어 저장됩니다. 문서 하나를 온전히 복원하려면 이 섹션들을 올바른 순서로 이어 붙여야 하는데, 이 순서 정보는 본문 파일 자체가 아니라 content.hpf(OPF 매니페스트)에 있습니다. 섹션 파일만 훑어서 텍스트를 이어 붙이면 순서가 틀어지거나 구역 하나를 통째로 누락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2. 글자 모양이 본문에 직접 적혀 있지 않다
section*.xml의 <hp:p>(문단), <hp:run>(구간), <hp:t>(텍스트) 태그는 실제 글자 서식(굵기, 크기, 스타일)을 직접 담고 있지 않습니다. 서식은 header.xml에 정의된 스타일 ID를 본문에서 참조하는 간접 구조입니다. 제목/본문/각주를 서식 기준으로 구분해 문서 구조를 재구성하려면 본문과 헤더 파일을 함께 파싱해서 참조를 풀어줘야 하는데, 이 매핑을 건너뛰고 본문만 긁으면 "이게 제목인지 본문인지" 구분이 안 되는 텍스트 덩어리만 남습니다.
3. 표는 선형 텍스트 구조에 억지로 끼워 맞춰져 있다
<hp:p>/<hp:run> 자체는 기본적으로 줄글을 위한 선형 구조입니다. 표나 텍스트박스처럼 2차원 레이아웃을 표현할 때는 별도 요소로 감싸서 넣는데, 이 부분을 일반 문단과 동일하게 순서대로만 읽으면 표의 행·열 관계가 사라지고 셀 내용이 한 줄로 나열된 것처럼 깨져 나옵니다. 특히 공공기관 문서에 흔한 예산 총괄표, 평가 배점표는 행과 열의 관계 자체가 정보이기 때문에, 이 관계가 깨지면 LLM이 수치를 엉뚱한 항목에 붙여 이해하는 원인이 됩니다.
4. 이미지·개체는 본문에서 참조로만 존재한다
문서에 삽입된 이미지, OLE 개체는 실제 바이너리가 BinData/ 폴더에 별도로 저장되고, 본문에는 참조 ID만 남습니다. 텍스트만 추출하는 파이프라인에서는 이 참조가 그냥 사라지기 때문에, "표 안에 있던 도장 이미지", "설명을 대체하던 다이어그램" 같은 맥락이 통째로 유실됩니다.
5. 메타데이터가 세 군데에 흩어져 있다
작성자, 제목, 최종 수정일 같은 메타데이터는 content.hpf, header.xml, version.xml에 나뉘어 저장됩니다. RAG 인덱싱 시 문서 출처나 작성 시점을 태그로 붙이려면 이 세 파일을 모두 확인해야 하는데, 실무에서는 이 중 한두 곳만 보고 메타데이터를 채우다가 날짜나 작성자가 비어 있는 채로 색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 포맷 의무화는 시작일 뿐
HWPX 의무화는 "AI 친화적인 공공 문서 생태계"로 가는 올바른 방향이지만, 압축을 풀어서 XML을 읽을 수 있다는 것과 그 안의 구조적 관계(섹션 순서, 스타일 상속, 표의 행렬 구조, 이미지 컨텍스트, 분산된 메타데이터)를 온전히 복원하는 것은 다른 난이도의 작업입니다. RAG 파이프라인에 문서를 넣기 전에 이 다섯 가지 지점을 실제로 검증해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참고 자료
- 정부, 오늘부터 공공문서 'HWPX' 의무화…'공공 AX' 가속화 - 글로벌이코노믹
- 이재명 대통령 "기계가 못 읽잖아" 한마디에...공문서 'hwp' 역사 속으로 - 인사이트
- 한/글 문서 파일 형식: HWPX 포맷 구조 살펴보기 - 한컴테크
본문에 소개된 OWPML 구조 설명은 한컴테크 공식 기술 블로그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문서 버전 및 한/글 편집기 버전에 따라 세부 태그 구성은 달라질 수 있으니,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대상 문서의 버전을 직접 확인하시길 권장합니다.